왕이 된 광대의 이야기인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2012년 9월 13일에 개봉한 추창민 감독의 작품입니다. 이병헌이 진짜 왕 광해와 가짜 왕 하선을, 류승룡이 가짜 왕을 만든 도승지 허균을, 한효주가 아름다운 중전을 연기했습니다. running time은 131분입니다.
왕이 된 광대 하선의 이야기
광해, 왕이 된 남자는 무려 1,232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을 정도로 사랑을 받은 영화입니다. 과연 이 영화는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요?
선조의 둘째 아들인 광해군은 조선의 15번째 왕입니다. 1608년에 왕이 되어, 1623년에 인조반정으로 폐위된 후 유배생활을 하다가 1641년에 사망했습니다.
이 영화는 '광해군일기'에 나오는 한 줄의 기록으로 시작됩니다. 바로 임금을 해치려는 자가 많으니 닮은 자를 구해 해가 저물면 편전에 머물게 하고 기록에 남기지 말라는 것입니다.
광해는 끊임없이 살해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믿을 수 없게 된 광해는 최측근인 도승지 허균에게 자신의 대역을 찾으라는 지시를 내립니다.
하선은 조선에서 가장 천한 계급인 광대입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왕인 광해와 똑같이 닮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선은 광해의 대역으로 궁궐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밤을 보낸 뒤 아침에 다시 궐 밖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대가로 돈을 받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에 갑자기 광해가 쓰러집니다. 광해가 사경을 헤매는 동안 궁궐에서는 광해를 대신할 왕이 필요했습니다. 결국 허균은 하선을 광해가 일어날 때까지 그의 대역으로 삼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왕을 가장 가까이에서 모시는 조 내관과 허균 두 명뿐입니다. 이렇게 광대인 하선의 왕 노릇이 시작됩니다.
하선은 왕에 대해 하나씩 배우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아직 왕의 역할이 익숙하지 않은 하선은 많은 실수를 합니다. 똥을 싸면서 많은 궁녀를 보고 당황하기도 하고, 세수하라고 준 물을 마셔버리기도 합니다. 그래도 자신이 식사를 남겨야만 수라간 궁녀가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음식을 거의 먹지 않는 인간적인 모습도 보여줍니다. 하선은 허균에게 조정 대신들에 대해서 하나둘씩 배우기 시작하고, 허균은 특히 이조판서 박충서를 조심하라고 알려줍니다.
한편 허균은 의원에게서 광해가 쓰러진 이유가 약에 의한 중독 때문이라는 얘기를 듣고 그 일을 수사합니다. 그리고 박충서는 광해가 달라진 것을 눈치채기 시작합니다.
하선은 본격적으로 왕의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하는데,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실수를 하고 맙니다. 그래서 하선은 조내관의 도움을 받아 호패법, 대동법 등 공부를 하기 시작하고, 점점 왕으로서의 통치에 관심을 가집니다. 그리고 아끼는 궁녀 사월이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으며 백성을 생각하게 되고,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치기 시작합니다. 또한 역모로 몰려 고문을 받던 중전의 오라버니도 살려주면서 그녀와 가까워지고, 중전의 마음도 얻게 됩니다.
하지만 진짜 왕이 아닌 사실을 들킬 뻔한 위기도 있었습니다. 늘 왕의 곁에서 그를 지키는 무사인 도 부장이 걸음걸이를 보고 알아차린 것입니다. 도 부장은 하선의 목에 칼을 겨누지만 하선은 중전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기고 죄책감을 느낀 도 부장은 자결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하선은 그를 살려주고, 감동받은 도 부장은 그에게 충성을 맹세합니다.
한편 보름 후, 진짜 광해는 깨어나 환궁을 준비하고, 허균에게 그동안 자신의 대역을 했던 하선을 죽이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그리고 궁궐 안의 사람들도 하나둘씩 왕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버립니다. 중전 또한 이 사실을 알게 되고, 하선에게 죽기 전에 궁궐을 떠나라고 말합니다. 허균 또한 하선에게 내일 마지막 업무 후에 궁을 떠나라고 합니다.
다음날 아침 마지막 업무에서 하선은 전쟁 중인 명나라와 청나라 사이에서 진심으로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고, 허균과 조내관은 하선에게서 진정한 왕의 모습을 봅니다.
한편 박충서 일행은 하선을 죽일 계획을 세웁니다. 하선이 아끼는 궁녀 사월이에게 하선의 팥죽에 독을 넣으라고 지시한 것입니다. 그러나 사월은 하선의 독을 대신 먹고 죽습니다. 하지만 하선이 진짜 왕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박충서 일행은 군대를 이끌고 궁궐로 들어가 또 다시 하선을 죽이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들 앞에 있는 사람은 하선이 아니라 진짜 왕 광해였습니다. 그렇게 박충서 일행은 역모죄로 최후를 맞게 되고, 도 부장에게는 하선을 죽이라는 명령이 내려옵니다. 하지만 도 부장은 오히려 하선을 쫓는 병사들로부터 목숨을 마쳐 하선을 지켜줍니다. 도 부장에게 진정한 임금은 바로 하선인 것입니다. 그렇게 하선은 무사히 배를 타고 허균의 진심 어린 인사를 받으며 떠납니다.
우리가 바라는 왕은 광해가 아닌 하선이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비록 가짜지만 진짜보다 더 왕 다웠던 하선의 이야기로 우리에게 감동을 줍니다. 하선은 광해의 대역을 하는 동안 진심으로 백성을 생각하고, 그들을 위한 정책을 펼칩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이익만 신경 쓰는 조정 대신들을 나무라고, 재미있는 장난으로 중전을 웃게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억울하게 가족을 잃은 어린 궁녀 사월이에 대한 애정과 자신의 목에 칼을 댄 도 부장을 살려주고 오히려 위로하는 등 하선의 활약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렇기에 그의 진심을 본 허균은 하선에게 진짜 왕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합니다. 가짜임에도 진심으로 존경을 받은 것입니다.
마음에 와닿는 대사들도 많았습니다. 궁궐을 떠나기 전, 마지막 업무에서 하선이 대신들에게 했던 "백성이 지아비라 부르는 왕이라면 나는 그들을 살려야겠소. 그대들이 죽고 못 사는 사대의 예보다 내 나라, 내 백성이 열 배, 백배 더 소중하오."와 도 부장이 광해가 보낸 병사들에게 쫓기는 하선을 보호하면서 "너희들에게는 가짜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진짜 왕이다."라는 대사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영화를 이끈 주인공인 이병헌과 류승룡은 역시 설명이 필요 없는 배우들이었습니다. 이병헌은 폭군인 진짜 광해와 백성들을 생각하는 가짜 왕 하선을 정말 완벽하게 연기했고, 류승룡은 처음에는 하선을 하대하지만 점점 그를 진짜 왕으로 섬기는 허균을 실감 나게 표현했습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참 잘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재미와 감동을 모두 느낄 수 있으니 아직 안 보신 분들은 꼭 보길 바랍니다.
이상으로 광이 된 광대의 이야기인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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