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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리뷰) 삼진 그룹 영어 토익반, 용감한 세 친구들

by ★★♥ 2021.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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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포스터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포스터

 

 거대 기업과 맞서 싸우는 용감한 세 친구들의 이야기인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2020년 10월 21일에 개봉했습니다. 감독은 이종필이고, 고졸 출신이라고 무시당하는 세 여직원 이자영 역은 고아성이, 정유나 역은 이솜이, 심보람 역은 박혜수가 연기했습니다. running time은 110분입니다. 

 

고졸 여직원이라고 무시하면 안되는 이유

 1995년 대한민국, 어릴 적부터 커리어 우먼이 꿈이었던 자영은 대기업 삼진그룹에 입사해서 8년째 근무 중입니다. 하지만 고졸 출신의 여직원이라는 이유로 커피 타기, 휴지통 비우기, 담배 심부름하기, 전화받기 등 잡일만 합니다. 자영의 친구인 보람은 수학 올림피아드 우승자이지만 역시 고졸 출신이기 때문에 영수증을 정리하는 간단한 업무만 합니다. 그렇지만 열심히 합니다. 이 모습을 보는 또 다른 친구인 유나는 어차피 결혼하고 임신하면 해고당할 거라면서 돌직구를 날립니다. 이 세명은 정직원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고졸 출신이라는 이유로 늘 무시당합니다. 고졸 출신의 그녀들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진급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내 게시판에 반가운 소식이 올라옵니다. 그동안 승진에서 제외되었던 고졸 사원들을 대상으로 토익시험에서 600점 이상일 경우 대리로 진급시켜 준다는 것입니다. 삼진그룹의 고졸 사원들은 전부 토익반에서 영어를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한편 자영은 그룹 회장의 아들인 오태영 상무의 짐을 가지러 공장에 가게 됩니다. 짐 정리를 하다가 주인이 없는 금붕어를 발견하고, 놓아주기 위해 근처의 강가에 가는데, 그곳에서 공장의 폐수가 무단으로 강에 유입되는 현장을 보게 됩니다. 다음날, 자영은 어제 공장에서 본 모습이 자꾸만 생각나고, 결국 같이 공장에 갔던 최 대리에게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를 건네주고 과장에게 보고하라고 설득합니다. 성격은 까칠하지만 일처리 능력은 뛰어난 홍 과장은 보고를 받은 후 공장을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폐수 처리 시설이 고장 나 독성물질인 페놀이 강으로 유출되었지만 기준치를 넘지 않는 극소량이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극소량이라도 페놀이 유출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회사는 동네 주민들에게 보상을 해주기고 결정하고, 자영은 합의서에 서명을 받으러 다닙니다. 과수원에 서명을 받으러 간 자영은 썩은 사과와 피부병을 앓고 있는 과수원 주인을 보게 되고 무언가 이상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수학천재인 보람은 자영의 목격담을 근거로 계산을 하고, 수질검사서에 적힌 수치가 맞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녀들은 검사서에 적힌 미국 연구소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확인하려 하지만 그곳은 연구소가 아닌 옥수수 농장이었습니다.

 자영은 입사 동기에게 실제로 검사를 한 곳은 국내의 한 대학교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진짜 검사서를 찾아냅니다. 조작된 검사서에서 불과 3이었던 페놀 검출량은 실제로는 488이었고, 마을 사람들은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냥 넘어갈 수 없었던 이들은 얼마 전까지 공장장이었던 오태영 상무를 범인으로 의심하고 증거를 모으기 시작합니다. 상무를 미행해 그의 수상한 행동들을 카메라에 녹화하고, 그가 머물고 있는 호텔방에 몰래 들어가 폐수 유출을 지시했다는 통화 내용을 녹음합니다.

 그런데 며칠 후, 이 사건은 언론에 보도되면서 큰 이슈가 되고, 회사 앞에서 시위가 벌어집니다. 그리고 시위 중인 마을 주민과 눈이 마주친 자영은 죄책감에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자영과 유나는 주민들에게 피해 보상을 해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다가 이 사건의 진짜 범인이 그동안 의심했던 상무가 아닌 똑똑하고 젠틀하기로 유명한 외국인 사장임을 알게 됩니다.

 사실 이 외국인 사장은 기업사냥꾼이었습니다. 일부러 사건을 만든 뒤 언론에 터뜨려서 회사의 주가를 떨어뜨리려고 한 것입니다. 그리고 싼값에 회사를 팔 계획이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주민들은 영원히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하고, 그녀들은 회사에서 해고당하게 됩니다.

 외국인 사장은 이미 모든 일은 끝났고, 삼진을 일본 기업에 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 순간 자영은 삼진은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주주들의 동의 없이는 회사를 팔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영이 신호를 보내자 회사 직원들이 커다란 박스를 들고 입장합니다. 그 박스 안에는 주주들을 설득해서 얻어낸 동의서가 들어 있었는데, 동의서 내용은 삼진그룹의 매각은 주주총회에서 결정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자영과 고졸 출신의 여직원들이 주축이 되어 회사를 지킨 것입니다. 주주총회 결과 매각은 무산되었고, 삼진그룹은 마을 사람들에게 피해 보상을 약속합니다. 그리고 토익 점수를 달성한 그녀들은 대리로 승진해서 진짜 일을 하기 시작합니다.  

 

초반에는 재미있었는데...

 1991년 경상북도 구미시에 있던 두산전자에서 두 차례에 걸쳐 페놀을 낙동강으로 유출시킨 사건이 있었습니다. 페놀은 '인쇄회로 기판(PCB)'를 만들 때 많이 사용하는 재료이며, 대표적인 독성물질로 체내에 흡수되면 주요 장기에 큰 피해를 줍니다. 그 당시 두산전자의 페놀 유출로 낙동강 주변의 도시들이 큰 피해를 입었고,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바로 이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되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주인공들이 여자이기 때문에 차별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건 아닙니다. 이들은 여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상업고등학교 출신의 고졸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차별을 받습니다. 삼진그룹의 마케팅 부서를 보면 팀장은 여자이고, 대졸 출신의 여자 대리도 나옵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를 놓고 여자, 남자로 대립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배경이 1995년의 한국인데, 도시의 모습과 사람들의 의상이나 헤어스타일 그리고 소품 같은 것도 진짜 그 시대처럼 잘 꾸며놓았습니다. 나는 그때 중학생이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마치 그 시대로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개성이 뚜렷한 세 여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도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영화가 뒤로 갈수록 내용이 진부해지고 유치해지는 것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특히 회사의 매각을 해결하는 과정은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일이어서 전혀 공감할 수 없었습니다. 회사에서 무시를 당하던 고졸 출신 직원들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도 그들을 너무 과하게 영웅처럼 표현해서 솔직히 조금 유치했습니다. 

 후반의 유치한 진행만 없다면 개성 있는 캐릭터들과 그 시대를 그대로 재현한 영화의 배경 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이상으로 거대 기업과 맞서 싸우는 용감한 세 친구들의 이야기인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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