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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리뷰)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노부부의 사랑과 이별

by ★★♥ 2021.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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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포스터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포스터


 노부부의 사랑과 이별을 담은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2014년 11월 27일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진모영 감독의 작품이고, 89세 강계열 할머니와 98세 조병만 할아버지의 일상과 사별의 아픔을 보여줍니다. running time은 86분입니다.

 

평생을 사랑하고 산 노부부의 가슴 아픈 이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영화 같지 않은 영화입니다. 연기를 하는 배우도, 그리고 대본도 없습니다. 그저 평범한 사람인 강계열 할머니와 조병만 할아버지의 일상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평범한 일상에서 보여주는 사랑과 가슴 아픈 이별은 보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큐멘터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강계열 할머니와 조병만 할아버지는 결혼한 지 76년이나 된 노부부이지만 아직까지 신혼처럼 살고 있습니다. 늦가을의 어느 날,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집 마당에서 낙엽을 쓸 고 있습니다. 한곳에 모아놓은 낙엽. 갑자기 할아버지가 낙엽을 한 움큼 들더니 할머니에게 던지기 시작합니다. 할아버지를 시작으로 할머니도 낙엽을 할아버지에게 던집니다. 다 쓸어놓은 마당이 다시 낙엽으로 엉망이 됩니다. 할아버지는 장난에 대한 사과로 담장 아래에 핀 예쁜 꽃을 꺾어 할머니에게 선물합니다. 꽃을 받은 할머니는 이 꽃을 할아버지와 나눕니다.
 화장실이 외부에 있는 낡은 주택. 할머니는 밤에 혼자 화장실 가는 것이 무섭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함께 갑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화장실에서 나올 때까지 노래를 부르며 지켜줍니다.
 겨울이 오고 마당에는 눈이 쌓입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함께 눈을 치웁니다. 눈을 한 입 먹기도 하고, 서로를 닮은 눈사람도 만듭니다. 함께 있다면 눈 치우는 일도 즐겁습니다. 할머니의 시린 손을 할아버지가 따뜻한 입김으로 불어줍니다.
 개울가에서 나물을 씻는 할머니. 또 할아버지의 장난이 시작됩니다. 할머니 옆으로 자꾸 돌을 던져 물을 튀게 하는 것입니다. 할머니도 할아버지에게 바구니로 물을 던지면서 반격합니다. 집에 와서도 두 사람의 귀여운 물장난은 계속됩니다.
잠을 자기 위해 자리에 누운 어느 밤, 할아버지의 기침소리가 심상치 않습니다. 할아버지의 건강이 점점 나빠지고 있는 것입니다. 잠든 할머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할아버지는 이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합니다.
 내복을 파는 가게에서 할머니가 어린아이들의 내복을 삽니다. 여섯 살 아이 꺼 3개, 세 살 아이 꺼 3개 총 6개입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12명의 아이를 낳았지만, 그중 6명을 어린 나이에 하늘나라로 보냈습니다. 할머니가 산 내복은 이 죽은 아이들의 것입니다. 할아버지에게 이 내복을 보내 죽은 아이들에게 전해줄 생각입니다. 할머니 또한 할아버지와의 이별을 준비 중입니다.
 할머니의 생일날, 도시에 사는 자식들이 찾아옵니다. 케이크에 초를 켜고 생일파티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이 좋은 날에 자식들은 부모님 문제로 할머니 앞에서 말다툼을 벌이고, 끝내 할머니 눈에서 눈물이 흐릅니다.
 예쁜 옷을 맞춰 입고 손을 꼭 잡은 채로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큰 병원에 갑니다. 이제 곧 할아버지와 이별해야 합니다. 병원 침대에 함께 누워서 주름진 서로의 두 손을 꼭 잡습니다. 점점 야위어가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같이 가고 싶습니다.
 눈이 내린 추운 겨울,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납니다. 할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인사를 하고 다시 집으로 가는 할머니의 슬픈 울음소리와 함께 영화는 끝이 납니다.

 

너무 슬픈 사별의 아픔

 사랑으로 결혼해서 정으로 산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젊은 시절, 결혼을 할 때에는 서로를 누구보다 사랑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 감정은 점점 사라지고, 함께 산 세월 동안 생긴 정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일 것입니다. 하지만 강계열 할머니와 조병만 할아버지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한결같이 서로를 사랑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마음이 너무 잘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할아버지의 죽음이 너무 슬펐고, 홀로 남을 할머니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할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할머니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내가 보고 싶어도 참으라는 말, 춥더라고 참고 잘 계시라는 말입니다. 아마 이 말은 할머니가 스스로에게 한 말일 것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할아버지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영화 초반에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장난을 치며 행복하게 웃는 건강한 모습입니다. 이런 할아버지가 갈수록 변합니다. 나빠진 건강으로 몸이 말을 듣지 않자 스스로에게 짜증을 냅니다. 그리고 영화 후반에는 뼈밖에 없는 앙상한 모습으로 그저 병원 침대에 누워 있습니다. 보는 관람객 입장에서도 이런 할아버지의 모습이 너무 마음이 아팠는데, 옆에서 지켜보는 할머니의 그 마음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고 죽음을 맞겠지만, 그로 인해 남겨진 가족의 슬픔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영화는 우리의 바로 옆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이웃의 인생. 우리 부모님의 부모님이 겪었을 인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마음에 와닿고, 공감하며 볼 수 있었습니다.
 늘 고운 한복을 맞춰 입고 손을 잡고 다니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계속 생각이 납니다. 내가 할머니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내 옆에도 내 손을 꼭 잡아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노부부의 사랑과 이별을 담은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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