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해 주는 영화인 리틀 포레스트는 2018년 2월 28일에 개봉했습니다. 임순례 감독의 작품이고, 서울에서 시골집으로 온 혜원 역은 김태리가, 혜원의 엄마 역은 문소리가, 혜원의 친구인 재하 역과 은숙 역은 류준열과 진기주가 연기했습니다. running time은 103분입니다.
아름다운 자연 속 맛있는 음식과 함께 하는 힐링
리틀 포레스트는 복잡한 서울 생활에 지친 혜원이 시골에 있는 고향집으로 돌아와 사계절을 보내면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눈이 내린 추운 겨울, 혜원은 그동안 비어있던 시골집에 돌아옵니다.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앉아있던 혜원은 배고픔을 느끼고 마당에 얼어있는 배추 한 포기를 가져옵니다. 그리고 맛있는 배춧국을 끓여서 한 끼를 해결합니다. 혜원은 요리를 굉장히 잘합니다. 먹고 싶은 음식은 그 자리에서 바로 만들어서 먹습니다.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수제비가 최고입니다. 다음날 혜원은 집 앞의 눈을 치우고 수제비를 직접 만들어서 배추전과 함께 맛있게 먹습니다.
혜원이 4살 때, 그녀의 가족은 병든 아버지의 요양을 위해 시골에 왔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혜원과 엄마는 다시 도시로 돌아가지 않고 그곳에 살았습니다. 그리고 혜원의 엄마는 혜원이 수능 시험을 마치고 며칠 후 집을 나갑니다. 고모는 혜원이게 엄마가 금방 올 거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지만 혜원은 지금까지도 엄마를 본 적이 없습니다. 엄마가 남기고 간 편지에는 떠날 수밖에 없는 변명이 가득했지만, 그때 아직 어렸던 혜원은 엄마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혜원이 이곳에 왔다는 소식을 들은 단짝 친구 은숙이 찾아옵니다. 은숙은 전문대를 졸업하고, 농협은행에 바로 취직했습니다. 이곳에서 태어나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는 은숙은 늘 시골을 떠나 도시로 가고 싶어 합니다.
사실 혜원은 남자 친구와 함께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자 친구는 합격하고 혜원은 떨어집니다. 배가 아파서 온 것이 나며 놀리는 은숙에게 혜원은 배가 고파서 온 것이라고 말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혜원은 서울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고, 늘 맛없는 인스턴트 음식을 먹으며 생활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배가 고팠습니다.
시골집 근처에 사는 고모의 집에서 밥을 먹고 온 혜원에게 또 다른 친구인 재하가 찾아옵니다. 재하는 다른 도시의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 했는데 직장 상사의 모욕적인 말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친구입니다. 이곳에서 재하는 부모님의 농사를 도우며 작은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재하는 혜원이 밤에 무서울까 봐 오구라는 이름의 강아지를 선물합니다.
추운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왔습니다. 혜원은 고사리를 다듬어서 말리고, 예쁜 봄꽃을 활용한 맛있는 파스타를 만들어서 먹습니다. 그러던 중 엄마에게서 편지가 옵니다. 편지의 내용은 혜원이가 궁금해하던 감자 빵을 만드는 방법이었습니다. 가출한 엄마에게서 온 편지 내용에 혜원은 어이가 없습니다.
따뜻한 봄이 가고 더운 여름이 왔습니다. 더워도 너무 덥습니다. 혜원은 토마토를 먹으며 엄마와의 추억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남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시험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해 줍니다. 그리고 남자친구에게 자신은 이곳으로 떠나온 것이 아니라 돌아온 것이라고 말합니다.
더운 여름이 가고 시원한 가을이 왔습니다. 혜원은 산에 가서 밤을 줍고, 감을 깎아서 곶감을 만들면서 예전에 곶감을 만들던 엄마와의 대화를 떠올립니다. 엄마는 추운 겨울을 견뎌야만 맛있는 곶감을 먹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혜원이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엄마는 없었습니다.
그때는 떠난 엄마가 원망스럽기만 했는데, 어른이 되어 다시 돌아온 혜원은 이제 엄마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엄마는 아빠와의 결혼으로 포기했던 것들을 다시 도전하기 위해 떠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빠가 돌아가신 후에도 계속 그곳에 살았던 이유는 혜원이를 이곳에 심고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혜원이 힘들 때마다 이곳의 자연을 기억하며 털고 일어나길 바랐던 것입니다. 혜원의 엄마는 이곳에서 자연과 요리, 그리고 혜원에 대한 사랑이라는 그녀만의 작은 숲을 만들어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혜원은 시골집을 떠나 서울로 와서 그동안의 서울 생활을 정리합니다. 그리고 다시 시골로 돌아갑니다. 오래된 집을 수리하고, 자전거로 마을을 한 바퀴 돌고, 집에 도착한 혜원은 집에 누군가가 와있는 것을 발견하고 웃으며 안으로 들어갑니다.
아픈 마음을 치료해 주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보는 내내 분위기가 일본 영화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알고 보니 일본 영화를 각색해서 만든 것이었습니다.
리틀 포레스트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평화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 넘치는 스피드도, 엄청난 반전도, 아슬아슬한 위기의 순간도 전혀 없습니다. 그게 어떻게 보면 굉장히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 변하는 계절을 느끼며 그저 평화롭기만 한 시골 마을에서 정성스럽게 음식을 하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됩니다. 녹색의 싱그러운 자연, 기분 좋은 새소리,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이 자연 속을 달리는 주인공은 보면 나도 시골로 내려가서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듭니다. 이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혜원에게는 재하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둘 다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학교를 다니고 직장 생활을 하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고향으로 돌아온 이유는 다릅니다. 혜원은 도시에서의 삶에 지쳐서 고향으로 도피를 한 것이고, 재하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농사일을 하고 싶다는 스스로의 선택으로 고향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태풍으로 애써 키워놓은 사과 농사를 망친 재하는 혜원에게 농사일이 힘들지만 자신은 포기하지 않을 거라 말합니다. 그리고 혜원에게도 현실에서 도망치지 말고 맞서 싸우고 다시 일어나라는 조언을 해줍니다. 재하의 말은 나 또한 지금 현실에서 도피 중인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그리고 리틀 포레스트를 보다 보면 정말 맛있는 음식들이 많이 나옵니다. 아카시아꽃 튀김과 밤 조림, 떡과 막걸리까지 다양한 음식이 나오는데, 모두 자연에 있는 신선한 재료들을 바로 가지고 와서 요리를 합니다. 혜원이 직접 한 요리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까지 건강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나도 어쩔 수 없이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먹게 되는데, 저렇게 먹을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도시에 사는 많은 현대인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을 것입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녀야 하는 직장은 너무 큰 스트레스여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합니다. 하지만 내가 혜원이나 재하처럼 다 그만두고 저렇게 시골로 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낀 것 같습니다.
지금의 삶이 너무 힘들어서 위로가 필요하다면 이 리틀 포레스트를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싱그러운 자연과 그 자연의 재료로 만들어서 먹는 음식을 보면서 큰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는 영화인 리틀 포레스트의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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