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세 친구의 비극을 다룬 영화 파수꾼은 2011년 3월 3일에 개봉한 윤성현 감독의 작품입니다. 친한 친구들과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자살하는 주인공 기태 역은 이제훈이, 기태가 자살을 선택하게 만드는 친구들인 동윤 역과 희준 역은 서준영과 박정민이 연기했습니다. running time은 117분입니다.
세 친구의 우정과 갈등
파수꾼, 경계하여 지키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영화 파수꾼은 서로에게 파수꾼이 되어주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게 만든 세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중년의 한 남자가 앉아있습니다. 그는 오늘 아들의 장례식을 치렀습니다. 이제 겨우 고등학생인 그의 아들은 자살했습니다. 평소에 아들과 대화가 거의 없었던 그는 아들이 왜 자살했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아들의 물건을 정리하던 중 발견한 사진 속에서 친구들과 환하게 웃고 있는 아들. 하지만 사진 속 친구들 중 한 명은 아들이 죽기 바로 전 전학을 가고, 다른 한 명은 장례식에 오지도 않았습니다. 아들이 죽은 이유가 이들과 관련이 있음을 직감한 아빠는 그 이유를 알아보기 시작합니다.
사진 속의 세 친구, 기태, 동윤, 희준은 절친한 친구 사이입니다. 기태와 동윤은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고, 희준은 고등학교에서 새로 사귄 친구입니다. 여자 친구들과 월미도로 여행을 가게 된 세 사람. 이때부터 이들의 관계가 변하기 시작합니다. 희준이 좋아하는 여학생이 기태에게 관심을 보인 것입니다. 희준은 기태에게 질투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사실 기태는 욕을 잘하고 폭력적입니다. 희준은 이런 기태에게 평소에 불만이 있습니다. 자신을 동등한 위치가 아닌 아래로 보는 기태에게 희준은 불쾌감을 느낍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이 모여 평소처럼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기태가 한 친구를 밖으로 불러 다그칩니다. 희준과 주고받은 눈빛이 무슨 의미냐는 것입니다. 그때 친구들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기태는 어머니가 안 계셨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기태의 콤플렉스입니다. 어머니의 부재, 자신에게 무관심인 아버지. 이 때문에 기태는 친구들이 인생의 전부입니다.
기태는 동윤과 희준에게만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털어놓습니다. 자신의 상처를 보여줄 정도로 동윤과 희준은 기태에게는 특별한 사람들인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을 거칠게 대하는 기태에 대한 희준의 불만은 커져 가고, 둘의 사이는 점점 더 멀어져 갑니다.
희준과의 사이가 멀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 기태는 복도에서 만난 희준에게 사과를 합니다. 하지만 이미 마음이 많이 상한 희준은 사과를 받아주지 않습니다. 이런 희준의 태도에 화가 난 기태는 많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희준을 폭행합니다.
뒤늦게 기태와 희준의 관계를 안 동윤은 수습하려 하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그들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불안정한 상태의 기태. 이런 그의 모습에 주위의 친구들도 지쳐갑니다.
결국 희준은 기태의 괴롭힘에 전학을 가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기태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가 무서워서 하지 못했던 말들을 쏟아냅니다. 친구가 전부인 기태에게 너에게 진정한 친구는 없다는 무서운 말. 기태는 큰 상처를 받습니다. 화를 참지 못하고 희준을 폭행하려는 기태. 동윤은 희준의 편을 들며 기태를 말립니다. 기태는 동윤과의 사이도 어색해집니다.
동윤에게는 세정이라는 여자 친구가 있습니다. 기태는 동윤에게 세정에 관한 소문들을 이야기합니다. 남자관계가 복잡하다, 낙태를 한 적이 있다는 안 좋은 내용의 헛소문들입니다. 소문을 들은 동윤은 세정과 이별하고, 그날 밤 세정은 자살을 시도합니다. 동윤은 세정을 믿지 못한 것은 자신이지만 이 모든 일을 기태 탓으로 돌리고, 그에게 분노합니다. 기태를 찾아간 동윤. 기태는 해명하지만 동윤은 들어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를 폭행하며 크게 싸우고 맙니다.
기태는 희준이 떠난 상황에서 동윤마저 잃을 수 없습니다. 자존심을 굽히고 동윤의 집에 찾아가 그에게 사과합니다. 하지만 동윤은 너무 아픈 말로 기태에게 큰 상처를 주고 맙니다. '너를 친구로 생각한 적 없다. 네가 역겹다. 너만 없으면 된다.' 모두 기태가 동윤에게 들은 말들입니다.
친구가 전부인 기태. 그런 친구를 모두 잃은 기태. 결국 그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립니다.
가장 강해 보이지만 가장 약한 캐릭터, 기태
숨 막히는 배우들의 연기. 영화를 보는 내내 든 생각입니다. 말 그대로 이 영화는 젊은 세 명의 배우들이 엄청난 연기력으로 내용을 끌고 갑니다. 건축학개론이란 영화에서 이제훈을 처음 보고, 그의 연기가 좋아서 파수꾼을 보게 되었는데 너무 다른 이미지에 깜짝 놀랐습니다. 이제훈 건축학개론의 그 순한 대학생은 전혀 없고, 양아치 고등학생 그 자체였습니다. 이 파수꾼으로 그 해 열린 모든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만한 연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이제훈은 기태 그 자체였습니다. 이제훈의 좋은 연기로 인해 영화를 본 후, 너무 마음이 아프고 먹먹해졌습니다.
기태는 가장 강해 보이지만 가장 약한 캐릭터입니다. 화목하지 못한 가정, 외롭게 자란 기태. 자신의 약한 내면을 들키지 않기 위해 욕을 하고 폭력을 휘두르며 강해 보이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런 기태의 모습에 친구들을 하나둘씩 떠나고 기태는 다시 외로워집니다. 그리고 약해집니다. 그래서 결국 자살을 선택한 것입니다. 기태의 행동은 용서받을 수 없겠지만 그렇게 행동하게 된 이유는 이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마음을 아프게 하는 캐릭터입니다.
파수꾼은 현실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더 와닿는 작품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속한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갑니다. 그리고 누군가와 관계에서 이들처럼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파수꾼의 세 친구는 이런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못했고, 결국 모두를 잃습니다. 나 또한 이들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주변을 둘러봐야겠습니다.
이상으로 세 친구의 비극을 다룬 영화 파수꾼의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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