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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리뷰) 해어화, 두 여자의 우정과 질투 그리고 복수

by ★★♥ 2021.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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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어화 포스터
해어화 포스터

 

 두 여자의 우정과 질투, 그리고 복수를 그린 영화 해어화는 2016년 4월 13일에 개봉했습니다. 감독은 박흥식이고, 미모와 실력 모두 뛰어나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는 소율 역은 한효주가, 조선 최고의 목소리를 가진 연희 역은 천우희가, 두 여자의 사랑을 받는 윤우 역은 유연석이 연기했습니다. running time은 120분입니다.

 

친구 연희에게 모든 것을 빼앗긴 소율의 처절한 복수

 말을 알아듣는 꽃, 해어화. 예로부터 기생을 해어화라 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대, 경성에 남은 마지막 기생 학교, 대성권번. 이곳에 두 여자 소율과 연희가 있습니다.
 소율은 대성권번의 우등생입니다. 어머니의 재능을 물려받아 그 어렵다는 조선의 정가를 부를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생입니다. 외모 또한 아름다워서 늘 다른 학생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습니다.

 연희는 빚을 갚지 못한 아버지에 의해 대성권번에 팔린 아이입니다. 낯선 환경에 가시를 세우는 연희. 소율은 연희에게 먼저 다가갔고, 그녀들은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됩니다.
 혼란의 시기인 1940년대, 시대는 빠르게 변합니다. 고위 관직자들을 위한 기생 문화는 저물어가고, 대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대중가요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대중가요의 중심에 가수 이난영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난영에 열광했고, 소율과 연희 또한 그녀의 열렬한 팬입니다. 그런 이난영의 히트곡들을 작곡한 최고의 작곡가 윤우. 그는 소율과 결혼을 약속한 연인 사이입니다.
 윤우는 꿈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나라를 잃은 조선인들에게 눈물과 웃음이 되어 줄 대중가요를 만드는 것입니다. 노래의 이름은 조선의 마음입니다. 소율은 이 노래가 당연히 자신의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윤우의 선택은 연희입니다. 이난영의 공연에서 연희의 노래를 들은 윤우는 마음을 울리는 연희의 목소리에 감동을 받고, 자신의 노래를 불러줄 새로운 가수로 그녀를 선택한 것입니다. 소율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패배감을 느낍니다.
 얼마 후, 연희는 윤우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 기생을 그만두고, 대성권번을 떠납니다. 작곡가와 가수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연희와 윤우. 윤우의 마음은 점점 연희에게 움직이고, 소율은 불안한 마음을 무시하며 끝까지 그들을 믿습니다. 하지만 이런 소율에게 돌아온 것은 연희와 윤우의 배신입니다.
 조선의 마음을 정식 발매하기 전, 연희의 데뷔 공연이 열립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조선의 마음. 연희는 모든 감정을 실어서 조선의 마음을 부르고, 전설로 남을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칩니다. 이 공연을 지켜본 소율이 느낀 감정은 질투와 불안함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애써 무시한 채 연희에게 꽃을 주기 위해 공연장을 다시 찾은 소율은 그곳에서 연희와 윤우의 키스를 보게 됩니다. 윤우의 마음이 움직인 것을 확인한 것입니다. 친한 친구와 미래를 약속한 연인을 모두 잃은 소율은 분노합니다. 그리고 잔인한 복수를 다짐합니다.
 조선총독부의 최고 권력자인 경무국장, 그는 소율에게 마음이 있습니다. 소율은 그를 이용합니다. 그토록 거부하던 그에게 스스로 찾아가 그의 여자가 되고, 자신을 가수로 만들어 줄 것을 부탁합니다. 또한 그의 권력을 이용하여 조선의 마음이 발매되지 못하게 막습니다. 결국 모든 음반은 폐기되고, 좌절한 윤우는 술에 취해 일본 군인들과 싸움을 하다 교도소에 들어갑니다.

 한편 노래가 하고 싶었던 연희는 소율에게 노래할 장소를 소개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소율이 연희에게 소개해 준 곳은 노래와 함께 몸을 파는 곳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모른 채 계약을 한 연희는 겁탈하려는 일본 장교를 피하려다가 그를 죽이고 맙니다. 이 일로 연희는 소율이 보는 앞에서 일본군의 총에 맞아 죽습니다.

 교도소에서 나온 윤우도 연희의 소식을 듣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소율에게 변한 사랑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그녀에게 노래를 작곡해 줍니다. 그리고 기찻길에서 환하게 웃는 연희의 환영을 본 윤우는 자살합니다. 그 후 일본의 패망으로 조선은 독립하고, 소율은 민중에게 약탈당하는 대성권번을 떠납니다.
 세월은 흘러 1991년이 되고, 공사 현장에서 한 장의 음반이 발견됩니다. 한 번의 공연으로 전설이 된 서연희의 '조선의 마음'이란 곡입니다. 방송국에서는 연희를 찾고, 소율은 방송국을 찾아가 자신이 연희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조선의 마음을 부릅니다.

 방송이 끝난 후 PD와 이야기를 나누는 소율. PD는 그 당신 연희와 소율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이야기합니다. 소율은 연희의 아류 같지만 단 한 곡, '사랑, 거짓말이' 란 노래는 느낌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 노래는 윤우가 만들어 준 곡입니다. 그리고 그 노래 '사랑, 거짓말이'와 함께 과거를 회상하며 눈물 흘리는 소율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납니다.

 

진짜 악역은 소율일까? 연희일까?

 해어화는 1940년대 일제강점기가 배경이지만, 일본에 의해 핍박받는 조선의 이야기가 아닌 그저 그 시대를 살아간 이들의 사랑과 질투, 그리고 배신을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소율이 악역입니다. 소율은 친한 친구와 사랑하는 남자에게 잔인하게 복수해서 결국은 그들을 죽게 만듭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과연 소율이 악역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음반이 발매되지 못하게 막고, 자신을 함정에 빠트린 게 소율이라는 사실을 안 연희는 소율에게 이렇게 소리칩니다. 네가 왜 나한테 이런 짓을 했냐고 말입니다. 소율은 네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자신의 모든 것을 훔쳐 갔다고 말합니다. 아무것도 훔치지 않았다는 연희. 하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은 소율. 이 영화에서 진짜 악역은 누구일까요? 친한 친구 소율의 모든 것을 빼앗고 이를 모르는 연희일까요? 아님 자신의 것을 빼앗았다는 이유로 잔인하게 복수한 소율일까요? 아마 각자의 기준에서 정답은 정해지겠지만, 제 생각은 연희입니다. 내 정인, 내 노래를 뺏긴다면 저 역시 소율처럼 복수를 결심할 것입니다.
 주연배우들의 연기는 매우 훌륭했습니다. 특히 소율을 연기한 한효주는 우정에서 복수로 바뀌는 소율의 감정을 너무 잘 표현해 주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소율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만듭니다. 잔인한 복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연희를 사지로 몰아넣지만 그로 인해 쫓기는 연희를 숨겨주고 그녀의 목숨을 구해주는 소율의 아픈 감정을 한효주가 너무 잘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정가를 버리고 연희에게 복수하기 위해 대중가요를 선택한 소율이 결국 연희의 아류가 되어버린 모습은 가슴을 아프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영화에 나온 노래도 너무 기억에 남습니다. 대표곡인 '조선의 마음'은 물론이고, '사의 찬미, 봄 아가씨, 사랑 거짓말이'는 영화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면서 내용에 더 빠져들게 만들어줍니다. 배우들의 의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름다운 한복과 현대적인 의상, 이를 입은 한효주와 천우희의 모습을 보는 것은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해어화는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일제강점기가 배경인 영화를 찾다가 우연히 보게 된 작품입니다. 하지만 배우들의 좋은 연기와 아름다운 노래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두 여자의 우정과 질투, 그리고 복수를 그린 영화 해어화의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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