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찬란한 순간을 함께 한 일곱 명의 친구들 이야기인 영화 써니는 2011년 5월 4일에 개봉했습니다. 강형철 감독의 작품이고, 유호정, 심은경, 강소라, 고수희, 김민영, 홍진희, 박진주, 이연경, 남보라, 김보미, 민효린, 천우희 등 정말 많은 배우들이 함께 한 영화입니다. running time은 124분입니다.
함께해서 행복했던 일곱 명의 소녀들
누구나 학창 시절에 대한 추억이 있습니다. 꽃다운 나이, 늘 함께 하는 친구들, 때 묻지 않은 밝은 미소 같은 아름다운 기억들이 많을 것입니다. 물론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 힘든 일도, 슬픈 일도 있었지만 돌아갈 수만 있다면 정말 돌아가고 싶은 시절입니다. 영화 써니는 80년대를 배경으로 바로 이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일곱 명의 여고생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나미는 한 가정의 엄마입니다. 매일 아침 가족을 위해 아침을 준비하고, 아침을 먹고 나면 남편은 회사에 딸은 학교에 갑니다. 그리고 나미는 집안일을 합니다. 평범한 가족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가정에 충실하지 않은 남편은 언제나 돈으로 해결하고, 딸은 나미를 무시합니다. 집안일을 마치고 잠깐 쉬고 있던 나미는 장난치며 걸어가던 여고생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봅니다.
나미는 엄마의 병문안을 위해 찾았던 병원에서 우연히 고등학교 때 친구인 춘화를 만납니다. 춘화는 암 환자로 2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었습니다. 춘화는 죽기 전에 보고 싶다며 나미에게 고등학교 시절의 친구들을 모아줄 것을 부탁합니다. 나미는 친구들을 찾으면서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18살 고등학생 나미로 되돌아갑니다.
25년 전, 18살의 나미는 전라도 벌교에서 서울로 전학을 옵니다. 하지만 전학 첫날부터 사투리 때문에 주눅이 들고, 불량학생 상미가 나미를 괴롭힙니다. 이때 춘화가 나미를 도와주고, 나미는 독특한 매력을 가진 춘화의 친구들과 어울리게 됩니다. 그녀들의 이름은 장미, 진희, 복희, 금옥, 수지이다. 먼저 장미는 외모 꾸미는 것을 좋아합니다. 수업 시간 내내 거울을 들여다보고, 테이프로 쌍꺼풀을 만듭니다. 진희는 욕쟁이입니다. 전국의 욕을 모아 책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큰 미용실을 하는 복희는 미래에 미스코리아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또 금옥은 성격이 다혈질입니다. 마지막으로 수지는 엄청난 미모를 가진 신비스러운 아이입니다. 여기에 나미와 춘화까지 7명의 소녀들은 모임의 이름을 써니로 정하고 늘 함께 다니며 그들만의 추억을 만들어 갑니다.
써니의 멤버들은 함께 있다면 늘 행복할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불행은 갑자기 찾아옵니다. 그날은 학교의 축제날이었습니다. 써니의 멤버들은 준비한 공연을 하기 위해 대기 중입니다. 공연 전, 나미는 간단하게 배를 채우기 위해 매점에서 빵과 음료수를 먹고 있었습니다. 그때 상미가 나미의 테이블에 앉습니다. 상미는 예전에는 춘화와 친했으나, 본드를 흡입하면서 춘화와 멀어졌고, 질투심으로 나미를 괴롭혔습니다. 그리고 지금 나미 앞에 있는 상미는 본드를 흡입해서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소식을 듣고 매점으로 달려온 써니 멤버들과 상미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상미는 깨진 유리병으로 수지의 얼굴을 그어버립니다. 얼굴에 큰 상처를 입은 수지는 병원으로 실려가지만 곧 자살을 시도하고, 써니의 멤버들은 모두 학교에서 퇴학당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미래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집니다.
25년이 흘러 춘화의 부탁으로 나미는 써니의 멤버들을 찾아다닙니다. 모교를 방문한 나미는 그 당시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장미의 연락처를 받고, 그녀를 찾아갑니다. 장미는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장미를 만난 나미는 그녀와 함께 흥신소를 통해 진희를 찾습니다. 욕쟁이였던 진희는 성형수술로 얼굴을 고치고, 과거를 숨긴 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한 명 한 명씩 다시 모이고 있는 써니의 멤버들은 이제 금옥이를 찾으러 갑니다. 금옥은 결혼 후, 낡고 좁은 집에서 시어머니의 구박을 받으며 살고 있었습니다. 화를 참으며 힘들게 살고 있는 금옥은 다시 써니에 합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 후, 나미와 친구들은 가장 비참하게 살고 있는 복희도 찾습니다. 복희의 어머니는 미용실을 늘리려다가 큰 빚을 지게 되고, 복희는 이 빚을 갚기 위해 술집에서 일을 하며 몸도 마음도 망가져 있었습니다. 어릴 적 꿈이 많은 예쁜 소녀였던 복희의 현재 모습은 써니의 멤버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렇게 복희까지 찾았지만 수지는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수지를 찾지 못한 상태로 춘화는 세상을 떠납니다.
춘화의 장례식장, 나미와 장미와 진희가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금옥이 찾아옵니다. 시어머니에게 반항하고 왔다고 합니다. 또 술집을 그만둔 복희가 건강해진 모습으로 찾아옵니다. 이렇게 수지를 빼고 다시 모인 써니의 멤버들은 이제 수지를 기다립니다. 하지만 수지는 오지 않고, 다시 모인 다섯 명은 수지가 없는 상태로 고등학교 축제날 하지 못한 공연을 합니다. 이것은 춘화의 유언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 마지막으로 수지가 오면서 써니의 멤버들은 전부 모입니다.
나의 고등학교 시절을 다시 생각나게 해주는 영화
써니는 2011년에 개봉했을 당시에 745만 명이라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써니 이렇게 성공한 이유는 아마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을 다시 생각나게 해 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학교가 끝나고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으러 갔던 기억, 친구들과 조를 짜서 과제를 했던 기억, 시험을 망쳐서 속상했던 기억, 하지만 친구들의 위로를 받으며 다시 힘을 내던 기억 등 나의 학창 시절도 써니의 멤버들처럼 친구가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나 또한 영원히 함께 할 줄 알았던 친구들과 졸업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대학 진학과 졸업 그리고 취업으로 각자 바쁜 삶을 살아가면서 점점 연락도 뜸해지고, 이제는 아예 연락이 되지 않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영화 속 나미가 친구들을 찾는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그때의 친구들을 찾아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지내고 있을까요...
이 영화에서는 신인시절의 강소라와 천우희를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당당히 한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연으로 성장했지만, 이 영화에서는 어린 시절의 춘화와 상미를 연기합니다. 이 두 명 외에도 어린 시절을 연기한 다른 배우들도 있지만 강소라와 천우희는 압도적으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특히나 본드를 흡입하는 불량학생 상미를 연기한 천우희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이 영화로 천우희를 처음 봤는데 이때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서 다른 작품에서 못 알아볼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써니의 리더로 멤버들을 이끌어가는 춘화 역의 강소라 또한 최고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써니에는 우리의 기억을 과거로 돌아가게 하는 좋은 음악들도 많이 나옵니다. 'Richard Sanderson'의 'Reality'와 'Boney M'의 "sunny' 등입니다. 아마 영화를 보고 노래를 찾아서 들은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아직까지 써니를 보지 않았다면 꼭 한 번쯤은 볼 것을 추천합니다. 아마 인생 최고의 영화가 될 것입니다.
이상으로 가장 찬란한 순간을 함께 한 일곱 명의 친구들 이야기를 그린 영화 써니의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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