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이 된 70세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수상한 그녀는 2014년 1월 22일에 개봉한 코미디 영화입니다. 황동혁 감독의 작품이고, 심은경이 오두리 역을, 나문희가 오말순 역을, 박인환이 박 씨 역을, 성동일이 반현철 역을, 이진욱이 한승우 역을 연기했습니다. running time은 124분입니다.
스무 살이 된 70세의 할머니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시기을 뽑으라고 한다면 언제가 생각이 날까요? 아마 대부분 20대를 생각할 것입니다. 꿈과 희망,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사랑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젊을 수는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고, 그럴수록 미래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과거에 좋았던 추억 속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수상한 그녀는 스무 살로 돌아가 다시 한번 꿈과 사랑에 도전하지만 결국에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사랑하는 가족을 선택하는 70세 할머니 말순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대학 강의실, 노인 전문가 현철은 학생들에게 노인에 대한 생각을 묻습니다. 주름, 검버섯, 거북이, 퀴퀴한 냄새 등 모두 부정적인 단어입니다. 현철의 어머니인 말순도 젊었을 때에는 늙기 전에 죽을 생각이었습니다. 말순은 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을 한 후 현철을 임신하고, 현철이 태어나기도 전에 남편이 사망하면서, 자신의 젊은 시절은 오직 현철을 키우는데 바칩니다. 훌륭하게 성장해서 대학교수가 된 현철은 말순의 자랑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말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며느리가 쓰러지고 맙니다. 그녀는 말순을 보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아들인 현철과 손자인 지하, 손녀인 하나는 말순을 요양원에 보낼 것인지를 의논하고, 이를 몰래 들은 말순은 상처를 받습니다. 불편한 마음으로 영정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관에 간 말순. 사진을 찍고 나서 버스에 탔는데, 젊은 남자들이 추파를 던집니다. 거울을 보니 자신은 20살의 말순으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말순은 다시 사진관을 찾아가지만 그곳에는 사진관 대신 중국집이 있습니다.
말순은 하나님의 선물이라 생각하고 젊음을 즐기기로 합니다. 머리를 다시 하고 옷을 사 입는 등 한껏 멋을 냅니다. 그리고 자신을 오두리라 소개하고, 친구인 박 씨의 집에서 하숙을 시작합니다.
다음날 말순은 노인 카페에 놀러 가고 그곳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이 모습을 손자인 지하와 방송국 음악 프로그램의 PD인 승우가 홀린 듯이 봅니다. 지하는 밴드를 하고 있었는데, 현재 보컬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지하는 두리가 할머니인 말순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른 채 두리에게 보컬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두리는 지하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함께 하기로 결정합니다. 두리의 합류 이후, 대중적인 노래를 하면서 지하의 밴드는 점점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승우가 연출하는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몇 번의 만남으로 두리는 승우를 좋아하게 됩니다.
한편 말순의 실종 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CCTV를 확인하던 박 씨는 무언가 이상함을 발견하고, 오두리의 짐을 뒤져 그녀가 말순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박 씨는 처음에는 화를 내지만 점점 말순이 젊었을 적에 이루지 못한 가수라는 꿈을 향한 도전과 승우를 향한 사랑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현철 또한 어머니 말순의 젊었을 적 사진과 두리가 똑같이 생긴 것을 확인하고, 두리가 실종된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지하의 밴드가 그토록 기대하던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날, 지하는 수리를 맡긴 기타를 찾으러 갔다가 차가 막히는 바람에 공연 시간에 늦어버립니다. 그리고 급한 마음에 택시에서 내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크게 다치고 맙니다. 피가 부족한 상황에서 혈액형이 똑같은 가족이 헌혈을 해야 하고, 이에 두리가 나섭니다. 하지만 헌혈을 하고 나면 두리는 70세의 말순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박 씨는 두리를 말립니다. 아들 현철 또한 지하는 신경 쓰지 말고, 말순이 아닌 두리의 삶을 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두리는 젊음도 꿈도 사랑도 포기하고, 아들과 손자를 위해 헌혈을 하고 다시 말순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다시 평범한 삶을 살아갑니다.
1년 후,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말순의 앞에 오토바이 한 대가 멈춥니다. 그리고 50년이 젊어진 박 씨가 등장하며 영화는 끝납니다.
청춘, 가족, 사랑에 관한 이야기
수상한 그녀는 우리에게 노인의 가치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주름진 얼굴, 느려진 몸, 퀴퀴한 냄새, 꿈과 미래보다는 끝을 생각하는 시기. 나이가 든다는 것은 단점만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젊음의 소중함도 같이 느끼게 합니다. 그러면서 이 소중한 젊음을 포기한 진짜 어머니를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그토록 이루고 싶었던 꿈과 설레는 사랑이 눈앞에 있지만 자식을 위해 이 모든 것을 포기하는 어머니. 그런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가 있습니다. 평생을 가족을 위해 희생하신 어머니가 한 번쯤은 자신의 꿈을 위해 사셨으면 하는 자식의 희망을 그린 유쾌하고 따뜻한 영화가 바로 이 수상한 그녀입니다.
이 영화는 스무 살의 두리가 밴드의 보컬로 활약을 하기 때문에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오두리가 불렀던 노래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는 바로 '하얀 나비'입니다. 무대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에 오두리의 과거가 나옵니다. 현철을 임신한 상태에서 전쟁에 나가는 남편, 그리고 몇 달 후 집에 도착한 남편의 사망통지서, 어린 현철을 업고 힘겹게 일하는 말순의 모습 등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리는 오두리의 모습이 노래 가사와 어우러져 깊은 감동을 줍니다. 극장에서 보면서 이때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심은경의 연기에 정말 감탄을 했습니다. 아직 어린 배우인 걸로 아는데, 어쩜 그렇게 노인의 연기를 능청스럽게 잘하는지 놀라울 정도입니다. 수상한 그녀는 개봉했을 때 866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관객을 동원했는데, 아마 심은경의 이런 연기가 큰 힘이 됐을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에 특별한 카메오가 나옵니다. 바로 최고의 배우 김수현입니다. 사진을 찍은 후, 50년이 젊어진 박 씨가 바로 김수현인데, 오토바이 헬멧을 벗는 장면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김수현으로 인해 극장 안이 여성 관객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던 기억이 납니다.
이상으로 스무 살이 된 70세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수상한 그녀의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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