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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리뷰) 정직한 후보, 거짓말을 못하는 국회의원

by ★★♥ 2021.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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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후보 포스터
정직한 후보 포스터

 

 거짓말을 못하는 국회의원을 코믹하게 표현한 영화 정직한 후보는 2020년 2월 12일에 개봉했습니다. 장유정 감독의 작품이고, 국회의원 주상숙 역은 라미란이, 주상숙의 보좌관 박희철 역은 김무열이, 주상숙의 할머니 김옥희 역은 나문희가, 주상숙의 남편 봉만식 역은 윤경호가 연기했습니다. running time은 104분입니다.  

 

입만 열면 진실을 말하는 국회의원

 거짓말을 하는 것은 나쁜 행동입니다. 우리는 어렸을 때 어른들에게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배우면서 자랐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에게도 거짓말을 하면 나쁜 사람이라고 교육을 시킵니다. 하지만 모든 거짓말이 나쁜 것인 아닙니다. 선의의 거짓말은 때로는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힘을 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거짓말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국회의원입니다. 정직한 후보는 바로 이 국회의원과 거짓말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주상숙은 현재 3선의 국회의원으로 4선에 도전 중입니다. 정직한 후보는 주상숙이 선거를 준비하는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선거운동을 나가기 전에 낡은 옷으로 갈아입는 쇼를 하고, TV 토론회에서 곤란한 질문을 물어보면 동문서답을 하거나, 눈물을 흘려서 동정표를 유도합니다. 주상숙은 권력도 있고, 돈도 많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구 주민들에게 인기도 많습니다. 라이벌 후보에게 허를 찌르는 공격을 당하기도 하고, 주상숙의 비리를 조사하는 기자도 있지만 이변이 없는 한 주상숙의 당선은 확실해 보입니다.

 주상숙은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시도 때도 없이 거짓말을 합니다. 평범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남편이 배드민턴 회원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낡고 좁은 아파트에 사는 것처럼 보여주지만, 진짜 집은 마당에 수영장이 있는 거대한 저택입니다. 이렇게 주상숙의 삶은 거짓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박희철은 주상숙의 보좌관입니다. 늘 주상숙의 곁에서 그녀를 보필하고,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주상숙의 수족 같은 인물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박희철은 주상숙을 불러내 깊은 산속으로 그녀를 데리고 갑니다. 그곳에는 바로 주상숙이 숨겨놓은 인물, 그녀의 할머니인 김옥희가 있습니다.

 김옥희는 평생 번 전 재산을 전부 기부하여 존경을 받는 인물입니다. 주상숙은 지난 선거 운동 중에 지병이 악화되어 위중한 할머니를 보고, 할머니가 사망했다고 발표해서, 동정 표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주상숙은 옥희 재단을 만들어 학교를 설립하고 교육에 투자하겠다고 말합니다. 옥희 재단의 좋은 이미지로 주상숙은 4선에 도전하며, 승승장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옥희는 죽지 않고 살아서 이름을 바꾸고 산속 암자에 숨어 있습니다. 이미 주상숙이 죽었다고 발표하는 바람에 세상에 나올 수가 없는 것입니다. 김옥희는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주상숙이 걱정입니다. 그래서 돌탑 앞에서 소원을 빕니다. 손녀딸 주상숙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 착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정말 어이없게도 소원이 이루어집니다. 

 아침에 일어난 주상숙은 진실만을 이야기하며 남편에게 상처를 줍니다. 그리고 방문한 시어머니에게도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이야기하며, 상처를 줍니다. 또한 선거운동을 하는 도중에 말도 안 되는 사고를 치기 시작합니다. 주상숙은 계속 마이크 앞에서 폭탄 발언을 하고, 보좌관 박희철은 수습하기 바쁩니다. 

 토론에 참가한 주상숙은 자신을 향한 의심을 담은 질문에 사실대로 대답할 수밖에 없고, 이에 스스로 놀라 횡설수설을 하고 맙니다. 그리고 이 영상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주상숙은 유명 인사가 됩니다.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하지만 이 병을 고칠 수 없게 되자, 주상숙은 이 상황을 이용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이 방법은 적중해서 소신 있게 할 말은 하는 후보, 무엇이든지 솔직하게 말하는 후보라는 이미지가 생기고, 떨어졌던 지지율이 다시 오르면서 주상숙은 화제가 됩니다. 

 하지만 위기가 찾아옵니다.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영입한 전문가 이운학이 김옥희가 아직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주상숙의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준 옥희 재단이 사실은 가난한 학생들을 속여 큰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이 기자에 의해 밝혀집니다. 그리고 이것 때문에 자살하는 학생까지 생깁니다. 승승장구하던 주상숙은 추락하고 맙니다. 

 한편 지병이 악화된 김옥희는 결국 사망합니다. 모든 것을 잃고 할머니마저 잃은 주상숙. 그런데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주상숙은 다시 거짓말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정직의 가치를 알게 된 주상숙은 국회의원의 비리가 담긴 USB를 언론에 폭로하고, 서민의 편에 서며 영화는 끝납니다. 

 

라미란의, 라미란에 의한, 라미란을 위한 영화

 정직한 후보는 국회의원 선거 두 달 전에 개봉한 영화입니다. 아마 국회의원들이 거짓된 선거를 멈추고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하기를 바라는 감독의 의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정치나 선거에 관련된 영화는 많았지만, 코미디를 섞은 영화는 정직한 후보가 처음입니다. 그래서 무거운 분위기의 다른 영화들과는 다르게 가볍게 웃으면서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정직한 후보는 라미란의, 라미란에 의한, 라미란을 위한 영화입니다. 라미란의 연기력은 이미 다들 알고 있겠지만,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진실을 말해버리고 당황하는 모습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시어머니와의 장면입니다. 연락도 없이 반찬을 들고 아무도 없는 빈집에 들어와 있는 시어머니. 거기에 살림을 어떻게 하냐면서 잔소리까지 합니다. 아마 모든 며느리들이 싫어하는 모습일 것입니다. 이런 시어머니에게 상처를 주고는 반성하기는커녕 이제 당분간 자신의 집에 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좋아하는 주상숙의 모습을 보며 많은 며느리들이 대리 만족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 외에도 남편과 출연한 라디오에서 주상숙은 남편과의 성생활 등 수위 높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하면서 많은 재미를 줍니다. 그동안 라미란은 가난한 엄마 역할을 많이 했었는데, 정직한 후보를 통해 다른 역할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제41회 청룡영화제에서 이 영화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라미란의 매력을 너무 잘 보여주고 있는 영화. 재미있으면서 사이다 같은 통쾌한 결말의 영화가 보고 싶다면 이 정직한 후보를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거짓말을 못하는 국회의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정직한 후보의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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